2021년 첫 번째로 꼽은 편집자의 pick은 책도, 영화도, 공연도 아닌 ‘떡국’입니다. 벌써 한 달이 다 지났지만 아직 드시지 못했다면 이 달이 가기 전에 나를 위한 따뜻한 떡국 한 그릇을 준비하면 어떨까요? 긴 가래떡은 장수를, 동그란 모양은 (동전과 닮아) 재복을 상징한다고 들었습니다. 기호에 따라 고기를 넣을 수도 있고 굴이나 해산물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달걀을 풀 것인가 아니면 지단으로 할 것인가도 집집마다 다르겠죠. 몇 년 전, 하루에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즐거운 일 하나씩을 기록해 보자 결심하고 적어 나갔습니다. 버스 기사 아저씨가 청소년 요금을 받은 일, 코인 노래방에서 100점을 받은 일, 시시콜콜하게 친구와 한 시간 넘게 통화한 일, 누군가 쓴 모자가 예뻐 나도 모르게 따라 산 일 같은 기록하지 않았으면 금방 잊힐 일들이 기록된 메모장. 그중 좋아하지만 오랜만에 가게 된 가게에서 떡국(정확히는 떡만둣국)을 먹은 일도 있었습니다. 떡국도, 무엇도 하루의 가장 큰 기쁨이 될 수 있는 우리의 하루. 이 하루들이 모일 2021년이 무탈하기를 바랍니다. 기록하든 생각하든 아니면 금방 잊든, 이 글을 보실 시아레터의 독자 여러분들의 오늘들이 즐거운 일들로 채워지기를, 그리고 올해의 즐거움에 시공아트의 책들도 자리하기를. _honeyp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