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38 종합 출판사 시공사의 예술, 교양 분야 도서를 발간하는 시공아트의 뉴스레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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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다다오, <푸른 사과>, 뮤지엄 산 사진 peace
5월 시아레터는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작품 🍏으로 열어 봅니다. 거대한 사과에 "영원한 청춘에게"라 적혀 있습니다. 팔순을 넘긴 거장은 "내면의 젊음을 지니고 새로움을 지향하면서 내일의 희망을 함께 만들어가자"라고 합니다.
한여름의 짙푸름을 향하는 5월의 나무들을 보셨나요. 그 맑은 초록이 응원합니다. 지치지 말고, 아프지 말고 한 걸음씩 함께 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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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에 영감받은 귀여운 작품을 선물해 주셨습니다. 🍀🐰
그림: 에이전트 캔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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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배우고 깊게 이해한다!” “만능 스토리텔러 썬킴이 들려주는 영화로 이해하는 세계사”
네이버 오디오클립 랭킹 1위 <썬킴의 세계사 완전 정복>, 팟빵 매불쇼 인기 프로그램 <썬킴의 거침없는 세계사>, JTBC <차이나는 클라스 투어>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썬킴". 만능 스토리텔러 썬킴이 들려주는 흥미로운 세계사 이야기! 시대를 투영하는 매체인 '영화'로 역사를 이해하는 『썬킴의 영화로 들여다보는 역사』를 소개합니다.
저자는 영화학을 전공할 당시 “영화를 이해하기 위해선 배경이 된 시대상을 이해해야 한다”는 신상옥 감독의 가르침에 따라 역사 공부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영화는 ‘사람을 감동시키는 매체’이죠. 영화 속의 시대를 찾아 올라가니, 역사는 주인공의 삶과 관계가 얽힌 하나의 스토리가 됩니다. 그리고 또 역사를 이해하니 영화가 입체적으로 조명되죠.
저자는 역사가 암기가 아닌 ‘사람 살았던 이야기’라고 말합니다. 썬킴의 스토리텔링이 독자에게 더 진실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이유는 사료에 앞서 공감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의 시선으로 따라가다 보면, 역사를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야를 넓힐 수 있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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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후기
<썬킴의 영화로 들여다보는 역사>를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시공아트에 들어와서 만든 첫 책이라 감회가 새롭네요😊
이 책을 만들면서 책 한 장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헌신이 필요한지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정보들이 쏟아지는 인터넷, 이 데이터의 광산에서 알맞고 좋은 자료를 발굴해내는 건, 생각 이상으로 많은 수고가 들어가더라구요. 초년생 편집자라 이리저리 실수가 많았는데, 그때마다 노련하신 많은 분들이 손을 내밀어주셔서 안전하게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모두 감사합니다. 여러분 덕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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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후기
<썬킴의 영화로 들여다보는 역사> 디자인은 영화와 역사를 어떻게 엮어 보여야 할지 고민이 많았던 작업이었다.
원고에선 10개의 영화가 소개되는데, 이를 역사와 엮어 풀어나가는 썬킴의 스토리텔링이 아주 흥미로워 읽어내리는 속도에 가속을 더한다. 마치 썬킴이라는 호스트가 주최하는 영화제의 참여자가 된 것 같았다. 그렇다면 ‘표지를 하나의 영화제 포스터처럼 꾸며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스쳤고, 현재 표지 디자인의 시발점이 되었다.
역사적 아이콘들을 모아 하나의 영화 포스터처럼 만들고 티켓, 상영시간표 등 영화와 관련된 오브제들을 끌어들이면서도 티켓에 책 제목의 영문명을 기입한다거나 상영시간표에 책에 나오는 영화 제목들을 나열하여 이 책만이 입을 수 있는 맞춤옷을 제작해주었다. 이 영화제의 호스트, 썬킴의 일러스트는 원래 앞표지에 있었으나 띠지 이미지와 겹쳐 아쉽게도 뒤표지로 이동했다.(결국 사수했다는 뜻)
뿐만 아니라, 100개가 넘는 도판이 포함되어 본문에도 볼거리가 넘친다. 이 흥겨운 영화제에 부디 많은 독자들이 참여해 주기를. 시공아트에서 첫 책을 낸 담당 편집자 Y님께도 고생 많았다고 전하고 싶다.
디자이너 캔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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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의 소소한 디테일을 찾아 보세요!
띠지 안에 티켓 부스 모양이 숨어 있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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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글
예술탐색자 "문틈"의 글과 사진으로 만나는 전시 현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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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는구나, 마침내
영화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작년 6월에 개봉한 <헤어질 결심>(박찬욱 감독)을 기억하실 겁니다. 개봉 당시에는 흥행이 주춤했는데, 곧 조곤조곤 입소문을 타더니 “나는요, 완전히 붕괴됐어요.” “~하는구나, 마침내”등의 유행어를 양산하며 올해까지도 극장 상영을 했더랬죠. 제 주변에는 영화를 보고 마음이 사무쳤다는 사람도, 무려 열 번이 넘게 극장을 찾았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저는 이 영화가 서래에게 빠져가는 해준의 ‘감각’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서래의 향수 내음을 맡는 해준의 옅은 숨소리, 둘이 함께 먹는 (비싼!)초밥, 서래를 관찰하는 쌍안경, 목소리를 담은 녹음파일 같은, 오감을 자극하는 장치가 잇따라 등장하며 영화를 보는 저까지 넋을 놓고 해준의 솔직한 감각을 따라가게 만들었죠. 잊고 있던 ‘감각’과 사랑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해 모처럼 생경한 경험이었습니다.
<헤어질 결심>처럼 ‘감각’하며 경험할 수 있는 전시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스페이스K 미술관에서 만난 전시 <블리스 풀BLISS POOL>입니다. <블리스 풀>은 볼리비아계 미국인 작가 도나 후앙카(b.1980)의 국내 첫 개인전입니다. 몸을 활용한 작업과 전시 공간에서 영감 받은 설치 작업을 선보여 왔던 작가 답게, 이 전시에서도 도나 후앙카는 미술관 전체를 감각의 향연으로 만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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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으로 들어가자 특이한 향이 훅 끼칩니다. 작가가 제작한 향료에 유화 냄새가 섞여서 어디서도 맡아본 적 없는 향이 나고 있죠. 코를 시큰거리며 전시 공간에 들어서면 거대한 곡면의 흰 벽이 있는데, 그 앞에 캐스트 알루미늄 조각 <PMA DIARY[1]>가 덩그러니, 문지기처럼 놓여있습니다. 꿈틀대는 듯한 조각 표면에는 주먹으로 꾹꾹 치댄 자국과, 발로 찬 듯한 신발 밑창 문양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내 몸동작을 봐!”라고 외치는 작가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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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A DIARY>를 지나면 곡면 벽에 가려 보이지 않던 공간이 한눈에 펼쳐집니다. 눈부신 조명아래 온통 하얗게 꾸며진 내부에선 샘pool을 떠올리게 하는 다양한 물소리가 퍼집니다. 웅덩이처럼 마련된 원형 무대 위엔 은색의 스테인리스 조각들이 거대한 피어싱에 잔뜩 꿰뚫린 채 놓여있습니다. 조각과 피어싱에 비친 제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귀를 뚫을 때의 느낌, 일말의 짜릿함을 겸비한 고통이 되살아나 몸이 움츠러들더군요. 하지만 그도 잠시, 양 옆 곡면 벽을 각각 3미터, 6미터 높이로 가득 채운 회화에 시각이 압도되고 맙니다. 파랑, 초록, 주황의 쨍한 원색과 작가가 손에 물감을 직접 묻혀 그린 거친 소용돌이 같은 질감이 눈에 꽂히고, 조각에 의해 이리저리 반사되는 그림들은 발걸음마다 다른 풍경으로 시각을 자극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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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바디 페인팅을 칠한 퍼포머들이 몸을 문질러 남겨놓은 파란색 흔적들이 눈에 띕니다. 문지르기(rubbing)라고 통칭되는 이 자국들은 한 때 이곳에 있었지만 이제는 가고 없는 퍼포머들의 몸을 확인시켜줍니다. 이를 보니 마치 감각의 근원인 우리의 몸도 순간적인 것에 지나지 않다는 이야기 같아 씁쓸한 기분이 들기도 하면서, 또 한편으론 덧없기에 어떻게든 흔적을 남기고자 하는 몸의 분투를 상징하는 것도 같아 뭉클한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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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왜 전시의 제목을 ‘블리스 풀(더없는 행복의 샘)’이라고 붙였을까요. 전시 개막일로부터 나흘동안 진행된 라이브 퍼포먼스에서 작가는 퍼포머들에게 단 한가지를 요구했다고 합니다. 바로 “천천히 움직여주세요”입니다. 빠르고 효율적이게 살아가느라 놓쳤던 몸의 감각을 퍼포머들과 전시를 찾아온 관람객이 함께 온전히 느끼길 바랐을 것입니다. 몸이야말로 살아가는 주체이며 대체불가능한 실존이라고 설명한 메를로퐁티의 전언에 따라, 사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도 곧 나의 몸이 생을 다하기 전에 보고, 듣고, 느끼며 경험하는 것에 다름없지 않을까요? 작가는 관람객에게 핸드폰을 잠시 내려놓고 지금, 여기에 집중해 달라고 말합니다. 나의 고유한 몸이 존재하며 세상과 관계 맺는 지금, 여기가 바로 ‘블리스(더없는 행복)’일테니까요.
[1] Positive Mental Attitude(긍정적인 태도)의 약자로, 미국의 하드코어 펑크밴드 Bad brains의 노래 ‘attitude’에서 따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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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다시 펼쳐드는 시공아트의 멋진 책들. 그 한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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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세계』
시공사, 조너선 드로리 지음, 조은영 옮김, 52-53쪽
🌲"크리스마스트리 하면 떠오르는 전형적인 나무가 바로 독일가문비나무다. 전쟁 때 도와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노르웨이 오슬로시가 매해 뉴욕, 워싱턴 D.C., 런던에 기부하는 독일가문비나무는 축제 기간 동안 도시의 중앙 광장에 크리스마스트리로 장식된다. 그러나 이 나무가 선사하는 가장 감동적인 순간은 명절 장식용 나무로서가 아니다. 가문비나무는 악기의 음향목으로 세계에서 가장 귀한 현악기의 울림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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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호퍼: 길 위에서》 展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에드워드 호퍼 전시가 열리고 있다. 뉴욕 휘트니미술관과 공동 기획한 행사라고 한다. 호퍼는 미술에 큰 관심을 두지 않은 분들도 어느 정도 알 법한 작가다. 기억하는 분이 있다면 과거 공유, 공효진 배우가 눈에 띄는 배경색과 함께 등장했던 광고 장면이 그의 작품을 영감 삼은 것이다.
바이러스 극복 후 세상에 다시 나온 주말, 미뤘던 미술관 방문에 나섰다. 여러 시간대가 매진이라 놀랐다. 전시 인기 덕인지 요즘 서점 예술 매대에는 에드워드 호퍼와 관련한 각종 신간이 즐비하다. 몇 해 전 선구자격으로 출간된 호퍼 도록도 품절로 재제작한다는 안내가 되어 있었다. 이전 일터에서 여러 편집자가 몇 권씩 나누어 동시다발 진행한, 손이 많이 간 시리즈 도서다. 호퍼 담당자였던 나는 혹여 어떤 실수라도 남았을까 괜히 조심스럽기도 했지만 많은 독자들의 열띤 호응은 어쨌거나 고맙고 흐뭇한 일이다. 😃
제시간이 아니어도 출입이 되던 타 전시 때와 다르게 예매 시간별로 기다려야 입장 가능했다. 대기선에 있는데 앞 시간대 입장한 몇몇 관람객이 곁을 지나갔다. 주변이 웅성웅성하는 중에 무심코 아는 얼굴이 보였다. 동행자의 손을 잡고 다음 전시실로 이동 중인 윤계상 배우였다. 우연한 찰나가 신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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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실에 들어가니 이미 꽤 많은 인원이 있었다.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며 액자 속을 주시하는 성의 있는 시선에서 애정과 열의가 느껴졌다. 어느 전시나 안내 없이 빠르게 둘러보는 내 버릇은 북적이는 공간에선 더한 편이라 이날도 줄지은 무리의 한 걸음 뒤에서 휘리릭 순간이동하게 되었다. 대부분 촬영 금지이니 순간순간 눈에 잘 담으려 애쓰면서. 📸👁️
전 층을 계단으로 오가며 돌아보는 큰 동선이었다. 나름의 총평을 하면 흔히 연상하는 유명작 비중은 생각보다 높지 않았다. 내게도 초반에 배치된 습작들과 여행을 좋아한 호퍼와 조세핀의 흔적이 담긴 작품, 후반부 벽을 채운 아주 세밀한 저자 생애 연표가 인상적이었다. 그러니 호퍼 하면 거론되는 전형적 작품이 비교적 익숙하다면 작가의 전 생애에 대한 넓은 시야와 다양한 창작 범위를 접하는 의미가 클 듯하다. 만약 대표작 다수를 직접 마주하기를 꿈꾼다면 이 기회가 다소 아쉬울 수도 있겠다.
도심과 풍경 속 묘한 고독을 담아낸 호퍼 그림은 현대인의 거울이다. 커다란 창 너머로 보이는 실내, 스산한 거리, 홀로 어딘가 응시하는 시선, 여럿이 등장해도 외따로 생각에 잠긴 인물들... 인파 속에 섞여 각자 치열한 시간을 감내 중인 오늘의 우리가 붓끝에 재현되어 있다.
무미건조할 수 있는 일상의 단면일지라도 차갑게 굳은 묘사만은 아닌 듯하다. 캔버스는 멈추지 않고 여러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얼마간 시간이 흐른 후 이들은 어떤 표정으로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이름 모를 ‘행인 1’의 순간도 있으나 결국 저마다 대체 불가능한 주인공인 우리의 정체성. 교차점에서 서로를 북돋우는 노력이 그치지 않기를, 마음 깊은 곳 실낱같은 소망이 한번쯤 건조한 현실을 뚫고 눈앞에 펼쳐지기를. 미술관을 나서며 그 어떤 기대마다 건투를 빌어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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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호퍼 작품 구경하기
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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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시아레터를 열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멋진 6월호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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