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39 종합 출판사 시공사의 예술, 교양 분야 도서를 발간하는 시공아트의 뉴스레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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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든 바쿠스>, 카라바조, 1593년, 캔버스에 유채, 67×53cm, 보르게세 미술관, 로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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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인간을 말하다』
시공아트, 전원경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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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예술가의 고독: 시대와 불화한 천재들
150쪽
"프랑스 대혁명의 파고가 유럽을 휩쓸고 지나면서 절대 군주와 귀족들의 세력은 몰락했다. 19세기 초부터 경제력과 지성을 갖춘 부르주아들이 귀족들의 자리를 대체했다. 예술가들에게 일자리와 월급을 줄 수 있는 이들이 사라진 것이다. 예술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불특정 다수의 고객들에게 팔아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렸다. 이때부터 예술가들은 자신의 영감이나 가치관을 솔직하게 담은 작품들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특정 구매자를 염두에 두고, 또는 청탁을 받아 작품을 창작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그 누군가의 취향을 의식할 필요가 없어졌다. 바로 이 부분에서 예술가와 대중의 시각은 엇갈리게 된다."
151쪽
"카라바조는 감탄이든, 경악의 시선이든 간에 어떻게 하면 보는 이의 시선을 잡아끌 수 있는지를 알고 있었다. 그가 그린 바쿠스는 영원불멸의, 언제나 신선하고 젊은 신이 아니라 타락하고 쇠약해져 가는 인간에 더 가깝다. 병들어서 파리한 입술을 한 바쿠스는 썩어 가는 과일을 들고 있다. 이 그림의 모델은 카라바조 그 자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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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면을 깨는 이빈소연
이빈소연 작가 전시 소개
혹자는 나를 ‘머글’로 취급한다. 연예인, 특히 아이돌 덕질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렇게 분류되는 모양이다. 하지만 나도 덕질을 안하는 건 아니다. 방대한 자료나 팬덤 공동체는 없지만 혼자서라도 소소하게 그림 덕질을 한다.
이빈소연 작가를 포함해 대부분의 작가를 어쩌다 좋아하게 되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도 인스타그램에서 어떤 그림을 보고 이빈소연이 사용하는 몽환적인 색체에 빠져들었을 것이다. 최초의 계기가 된 그림을 찾기 위해 가끔 작가의 인스타그램을 뒤져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전시도 했다니, 이 그림을 크게 볼 기회를 놓쳤다니!’하며 늦게 시작한 덕질을 한탄하다보면 화면으로나마 익숙해진 그림 중에 처음 봤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까맣게 잊고 만다. ‘유어마인드에서 이걸 보고… 아니아니 저거였던 거 같은데. 그 책을 보고였나, 하지만 이 그림을 가장 사랑해…’ 이렇게 시작점을 기억해내려는 노력은 다시금 내게 없는 저 책을 어떻게 구할까 궁리하는 결론을 낼 뿐이다.
이빈소연은 꾸준히 도서 출간이나 삽화와 표지 작업을 하지만, 이번에는 전시에 직접 가서 본 작품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평면의 회화 작업이 상상 이상의 방식으로 설치, 배치되어 평면을 벗어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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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자본> 전시 조금씩 그 형태와 태도가 변해 온 ‘자본’, 하지만 그 역사와 권력은 공고하다. 이빈소연은 이 전시에서 젊은 세대가 부와 성공에 대해 가지는 열망을 하나의 제단으로 표현했다. 음양의 문양을 오방의 그림이 둘러싸고 있다. 그 그림들에는 성공을 향해 내달리는 사람들의 아침이 담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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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의 시간> 전시 세운상가에서 을지로를 멀찍이 내려다보며 ‘도시의 가운데’를 떠올리는 전시. <믿음의 자본>에서 선보인 「새벽배송」이 슬레이트 지붕 위로 옮겨갔다. 한참 확대된 작품임에도 우리는 먼발치에서 망원경으로 작품을 내려다본다. 더 잘 보이는 걸까 아니면 잘 안 보이는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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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cean rents a hint> 전시 개인전<The ocean rents a hint>에서 ocean, 바다는 둘이다. 현실의 바다와 정보의 바다. 그렇게 사상 최초로 두 개의 바다에서 현실과 가상의 감각을 혼재한 신세대. 현실의 바다에서는 육체로, 정보의 바다에서는 데이터로 둥둥 떠다니며 부유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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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작대기 Love on the air> <Shape of Shame>의 세 번째 에피소드 <사랑의 작대기>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사랑을 구실로 매력을 셀링하고 자신을 브랜딩하는 ‘사랑업 종사자’를 인물로 이야기를 그린다. 책을 내기에 앞서 진행한 이 전시에서도 이미지가 부유하고 가라앉은 작품을 선보였다. 자칫 ‘문 앞에 놔주세요’하는 익숙한 택배문화와 완충제로 보일 수 있지만 제목은 「눈 앞에 놔주세요」이다. 원형이 아닌 하트 완충재로 둘러싸인 수조에는 사람들이 푹 빠져 관찰하고 싶은 사랑을 만들어낼 큐피드가 자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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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빈소연의 그림은 최근에도 『트로피컬 나이트』와 『우유, 피, 열』과 같은 문학이나, 에세이인 『서평가의 독서법』의 표지로 사용됐다. 특히 문보영 원작의 소설을 그래픽 노블로 그린 『하품의 언덕』에서는 인물을 그릴 때와 풍경을 그릴 때 각각 다른 매력을 내는 그림들을 볼 수 있다. 이 그림들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면 언젠가 이빈소연의 그림을 만날 수 있는 전시장에 가보길 추천한다. 아니, 사실 어떤 누구의 그림이나 노래라도 궤적을 따라 쭉 감상하는 기회를 가져보길. 예술에 대해 전문적으로 아는 것은 없어도, 부지런히 좋아하는 작가들의 전시를 쫓아다니며 그림을 본다. 좋아하는 것이 점점 많아져 남들이 보기에는 아무 그림이나 좋아하는 것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의 취향은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이런 글을 쓰거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기면 웃으며 이렇게 잔뜩 떠들 수 있을 만큼. 이 관심사가 내 삶을 얼마나 충만하게 채워 지탱하는지를 느끼며. 모두가 자신의 취향을 가지고 그것을 버팀목이나 기댈 구석으로 간직하길 바라며 이 글을 바친다.
정솔 Jungs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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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자포니슴』을 기념하는 귀여운 그림을 선물해 주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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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나라의 😸냥포니슴
그림: 에이전트 캔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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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유럽은 일본 예술에 흠뻑 빠져듭니다.
사진술의 발달과 기술 혁명으로 예술의 한계를 느끼고 있던 19세기. 이 시기에 일본이 개항했습니다. 일본의 병풍, 옷감, 도예 작품 등 수많은 물건이 유럽에 들어오기 시작했죠. 그중 서민 생활을 배경으로 한 판화 '우키요에'도 있었습니다.
이국적인 일본 예술은 유럽을 사로잡았습니다. 모네는 배경에 일본 물건을 묘사한 <라 자포네즈>를 그렸고, 빈센트 반 고흐는 우키요에 컬렉션을 한가득 늘여놓은 <탕기영감의 초상>을 그리기도 했죠. 처음에는 단순 취미 요소로만 여겼지만, 그 영향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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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타가와 히로시게, 〈도토삼십육경 이마도바시 마쓰치야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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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예술가들은 일본 예술 속의 기법을 연구하기 시작합니다. 한 번의 선으로 그림을 그리는 간결한 필치. 자연이 중심이 되는 그림, 그 풍경의 일부가 된 사람. 우연을 받아들이는 자세까지. 예술가들은 그 속에서 서양 미술이 마주한 한계의 돌파구를 찾았습니다. 이렇게 서양에서 유행한 일본 문화와 예술에 대한 취미와, 더 나아가 일본 예술이 형식과 내용, 기법 등 예술의 모든 요소에 끼친 영향을 ‘자포니슴Japonisme’이라고 합니다. 자포니슴은 19세기 후반 프랑스를 중심으로 크게 성행했습니다. 특히 위에 언급한 것처럼 클로드 모네나 빈센트 반 고흐 같은 인상주의 화가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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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타가와 히로시게, 〈명소에도백경 오하시아타케의 소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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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포니슴'은 예술에서 동양과 서양의 교류를 보여주는 강렬하고도 흥미로운 예입니다. 이번 책은 단순한 작품 분석을 넘어 사회 문화적 측면에서 자포니슴의 배경을 살피고, 일본 미술이 서양에 미친 영향, 호쿠사이 등의 화가가 세계적인 화가로 알려지게 되었던 이유에 이르기까지 일본 취미의 세계를 입체적으로 고찰합니다. 그간 자포니슴을 소개하는 책이 많이 없었던 터라 풍부한 도판과 함께 예술 안팎에서 자포니슴의 기원과 영향력, 작품을 꼼꼼하게 살피는 이 책은 19세기 서양 미술과 일본 문화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소중한 자료가 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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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포니슴> 편집 후기🎉
여러분들께 이 책을 소개해드릴 수 있어 정말 기쁩니다. 입사 후 처음 담당한 책이기도 하고, 출간까지 오래 걸렸기에 더 애정이 갑니다. 예술 책은 처음이라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일본 원서는 전부 흑백이었던 터라 컬러 사진을 찾는 것도 품이 많이 들었고, 한번 할 일을 두세 번 하기도 하고, (지금 생각하면 아찔한) 실수들도 있었네요😭 그래도 peace 팀장님과 역자 이연식 선생님께서 여러모로 도와주신 덕에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책의 한 페이지마다, 누군가의 손이 거쳐갔다는 걸 새삼스럽게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작업했던 한 페이지를 여러분들께 공유드려요. 여러분들께 좋은 선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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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힘이 세다
태어나 처음 만나 평생 함께하는 책이라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빠질 수 없는 대답 중 하나가 바로 ‘그림책’입니다. 🧚 몇 줄의 글과 그림으로 웃고 울리는 힘이 있습니다. 아예 글 없이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기도 하죠. 나이와 언어를 초월합니다. 유아와 청소년, 어른 모두 즐길 수 있고 국경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으니까요.
2012년 첫선을 보인 『그림책의 모든 것』은 귀한 자료로서 많은 분들께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림책 스터디 모임에서 교재로 쓰이거나 창작을 꿈꾸는 이들에게 길잡이가 되어 주기도 하였지요.
디지털 매체가 늘고 새로운 작가들이 등장한 지금, 반가운 개정증보판이 곁을 찾아왔습니다. 주요 골자를 유지하면서도 시대 흐름을 잘 반영했습니다. 특히 초판부터 개정증보판까지 한 분의 탁월한 번역가가 참여해 주셨습니다. 덕분에 오랜 세월의 격차를 극복하고, 일관된 기준 아래 세심하고 정성스럽게 완성되었습니다. 👏👏👏
2023년, 십여 년만에 멋진 새 옷을 입은 책을 서점에서 만나 보시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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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에는 싣지 못한 이야기(번역 후기)
2022년 7월호 글을 다시 만나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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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한 글에는 울림이 있다. 그리고 그런 글이 그림과 어우러지면 더 큰 힘이 생긴다. 글과 그림은 각자의 몫을 하는 한편, 서로에게 힘을 실어 주고, 간결함이 주는 여백은 독자가 참여하는 공간이 된다. 어린이든 어른이든 마음껏 만져 보고 느끼고 해석하고 즐길 수 있는 예술 작품이 바로 그림책이다.
『그림책의 모든 것』에서 다루는 그림책의 역사와 주제도 재미있었지만, 기법(특히 자동석판인쇄법과 각종 판화법) 부분은 흥미로웠다. 지금이야 컴퓨터의 도움을 많이 받지만, 2차 대전 후 물자 부족으로 모든 것을 절약해야 했던 시절, 그림 작가들이 색 분해를 해서 직접 판에 그림을 그리게 해 인쇄 비용을 절감했다는 이야기를 보며 다시 해당 그림을 보면 거칠면서도 힘이 느껴진다. (컴퓨터로 그린 그림은 지나치게 매끄러운 경향이 있다.) 글과 그림이 서로 반대로 나가면서 내용을 한층 풍부하게 해 주는 대위법과 이중주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읽으며 해당 그림책들을 다시 펼칠 때면 지적 즐거움이 차오른다.
책이란, 아는 내용과 모르는 내용이 섞여 있을 때 훨씬 재미있다. 전혀 내용을 모르는 책을 읽으면 갑갑하지만, 그럭저럭 아는 내용이 좀 있으면 이쯤은 나도 안다는 허영심도, 모르는 부분에 대한 호기심이나 탐구심도 만족시키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림책 쪽은 이야기가 다르다. 일단 글이 짧고 (심지어 글이 아예 없는 것도 있다) 그림이 즐거우니 (물론 말랑말랑하지 않은 책들도 많다) 진입 장벽이 거의 없다고나 할까? 그러니 이 책에 나오는 작가나 그림책들을 모른다 해도,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 보거나 유튜브로 찾아보면 내 눈과 머리를 만족시키는 즐거움이 뭉게뭉게 일 것이다.
섬 출신의 작가로 하늘과 바다와 섬의 식물을 화려한 색감으로 묘사하는 아후벨이 개정-증보판에서 빠진 것은 안타깝지만, 존 클라센과 시드니 스미스의 그림책들을 찾아보면 황홀하다. 간결하고 유머 감각 넘치는 존 클라센의 모자 시리즈 일부가 소개되었는데, 개정-증보판 발간 이후 나온 모양 시리즈와 최근작인 『하늘에서 돌이 쿵!』이 빠져 아쉽다. 시드니 스미스는 『바닷가 탄광마을』에서 부드럽고 따뜻한 빛이 드리워진 지상 풍경과 험악할 정도로 캄캄한 지하 풍경을 대비시킨다. 책을 덮기가 미안할 정도로 삶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글 없는 그림책(이수지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없는’은 부정적 표현이니, 긍정적이면서도 풍부한 의미를 지닌 ‘그림-그림책’이라는 용어를 제안한다)인 이수지의 『선』도 언급되는데, 『선』을 펼쳐 보면, 가장 기본적인 선으로 이야기를 저런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은 강한 필력을 가졌고, 그것을 잘 쓸 줄 아는 능력이 있기에 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초판 출간 때, 편집부에서 정한 『그림책의 모든 것』이란 제목에 감탄했다. 가히 그림책의 거의 모든 것을 아우르는 이 책의 개정증보판까지 번역하면서, 곁길로 새면서 참 즐거웠다. 나의 하루하루에 작은 기쁨을 더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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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써 주신 서남희 선생님은
서강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서양사를 전공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그림책과 작가 이야기』 시리즈, 『아이와 함께 만드는 꼬마 영어 그림책』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그림책의 모든 것』 초판, 『100권의 그림책』, 『우연』, 『이집트 미술』,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등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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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아래
책은 호흡이 무척 느린 매체다. 상황상 단기간에 몰아치는 경우가 있지만 시작부터 완성까지 몇 년씩 할애되는 경우도 많다. 매미의 초년처럼 몇 년씩 웅크리고 차례를 기다리는 원고가 우리 팀에도 있다. 그에 더해 새 기획으로 초기 과정을 밟고 있는 타이틀도 여럿 존재한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의미다.
작년 해외 도서 자료에서 발견하여 출간 희망한 타이틀이 있다. 현재 물밑 작업에 한창인 심리 워크북 시리즈다. 여러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생각하고 기록해 보면서 활용할 수 있다. 각각 인지행동치료와 HSP 이론을 바탕으로 한 전문성 있고 친근한 가이드북이다. 개인적으로 관심 분야라 마음이 더욱 갔다. 몇 달 전 기획서 승인된 후 계약 진행 중인데 부디 잘 성사되면 좋겠다. 독자들에게 실제로 큰 유익이 되기를 기대한다.
카운셀링은 실상 문턱이 높다. 50분가량인 1회에 적어도 10만원 가까운 상담 비용, 검증되고 잘 맞는 상담자를 찾아내는 과정, 몇 달에서 몇 년인 상담 기간이 만만치 않고 내담자-상담자 간 신뢰 형성(라포르, rapport)까지 이르러야 한다. 이 책이 이런 장벽에 막힌 이들에게 상담 기회를 대체할 도구가 되리라 믿는다. 스스로를 도와야 하는 필요와 수요는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교적 안정적인 급여와 복지를 누린다는 전문직 조직의 지인이 최근 '우울증으로 힘들어 하는 동료가 부지기수'라 했다. 장년의 직장인뿐 아니라 유아, 청소년, 노년 등 다양한 생애 주기에 직면한 전 연령대에서 도움을 필요로 한다.
연구 데이터 분석을 접목한 인문서를 좋아하는 편인데 작년에 특히 마음에 남은 책이 있었다. 인상적인 골자 중 하나가 이것이다. 스트레스를 겪는 본인이 그 현실을 어떻게 규정하느냐가 실제 느끼는 힘듦의 강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우리는 끊임없이 상황을 평가하고 이에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한다. 우리의 놀라운 두뇌는 지금 뛰어야 할지, 멈춰야 할지, 커피를 계속 홀짝여야 할지를 10억분의 1초 만에 결정하게 한다. 스트레스를 받는 사건을 위협(부정적)으로 인식하느냐 도전(긍정적)으로 인식하느냐에 따라 신체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 어떤 상황에 대해 더 해롭거나 스트레스가 많다고 꼬리표를 붙일수록 그 상황이 야기하는 독성은 더 강해진다."(『다정함의 과학』(켈리 하딩 지음) 276쪽)
눈코 뜰 새 없는 버거운 상황이 나날이 이어진다고 하자. A는 이를 ‘어렵지만 어떠어떠한 성과를 향해 가는 과정’으로 인식하고 B는 ‘온통 무의미하고 해로운 힘듦’으로 받아들였을 때 통계적으로 B 유형이 심신에 더 큰 고통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았다는 것. 물론 어떤 상황에서도 근원적인 부조리함에 대한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 어려움을 겪는 개인을 탓하며 소위 ‘정신승리(스스로에 대한 가스라이팅)’만 하라는 건 그저 억지이고 폭력이다. 단지 자기 구제책의 일환으로 현재에 대한 명명을 바꾸는 것에서 실용적인 유익을 얻을 수도 있다면 지혜롭게 이용해도 좋겠다는 측면이다. 인지행동치료에서 기록과 추적을 통해 내면에 반복 제시되는 메시지를 확인하는 노력 역시 그 핵심믿음의 오류를 확인하여 바꾸려는 접근이라 알고 있다. 스스로를, 내 과거와 현재를 나는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가.
뿌려진 씨앗. 언제 어떤 모습으로 각 책의 완성을 보게 될는지 알 수 없다. 스캇 펙은 '용기는 두려움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두려움 속에도 나아가는 것'이라 했다.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것은 뇌 손상 시 나타나는 현상이다. 우리 현실 대부분은 불확실성과 불완전함의 범위에 있다. 미련 없이 쏟아붓는 지금의 분주함은 언젠가 그것대로 다른 열매로 나타날 것이다. 더불어 새로 착수한 작업은 성과를 고대하며 계속 움직여 가기로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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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서울국제도서전"
🎉우리 장르 잔칫날🎉
6월 14일(수)~6월 18일(일)
매년 여름을 기다리게 만드는 '서울국제도서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출판사 부스도 구경하고, 도서전에만 파는 리커버 책이나, 한정 수량 굿즈들까지! 독립출판사 부스도 재밌는 게 많으니 구석구석 구경해 보세요. 5만원 이상 구매한 영수증으로 도서전 한정판 책도 받을 수 있어요. 팔찌가 있다면 재입장이 가능해요!
p.s. 저는 토요일에 또 갈 예정이에요. 지갑이 걱정되시는 분들께 작은 팁을 공유드립니다. 1) 금액 한도를 정합니다. 2) 사고 싶은 책 사진을 찍습니다. 3) 잠깐 나가서 머리를 식히는 동안 "진짜" 사야 할 책들을 고릅니다. 4) 쓸어옵니다. 5) 다만, 지나간 한정판 굿즈는 돌아오지 않으니, 마음이 맞는 책은 그 자리에서 사야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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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찬 6월호와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7월에도 만나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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